·공연내용
<제10층>은 1969년 故 이재현 작가가 발표한 작품으로 일상적이며 동시에 철학적인 대사가 시적으로 어우러진 2인극입니다. 고층빌딩 건축사무소를 배경으로, 꼭대기층에 올라가려는 선생과 이를 제지하려는 건축기사가 펼치는 해프닝을 담고 있습니다. 1969년 작품이 나올 당시 꽤 높은 층수였을 것이 분명한 ‘10층’은 2022년에는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높이입니다. 극장 ‘어댑터 플레이스’의 창을 통해 바라보는 대한민국 최대 높이의 해운대 고층아파트들은 ‘10층’이 아니라 100층에 달합니다. 초연 후 60여년이 지난 지금, 10배로 높아진 층수만큼 기술은 발전했고, 더불어 현대인의 욕망도, 고독과 불안도 상승했습니다. 극단 배.관.공은 원작의 메시지를 더욱 짙게 담아, 우리 자신이 몇 층쯤에 있는지 자문해 보고, 여전히 부조리한 현실과 인간에 대한 통찰을 작품을 통해 나누고자 합니다. 끝없는 결핍에 의문을 제기하며 10층을 향해 행동하기로 한 선생 B와 9층보다 더 높은 곳은 없다고 믿는 건축기사 A. 도무지 끝나지도, 다시 돌아오지도 않을,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분명한 그 모든 장소이자 세계를 향해 질문을 쏟아내는 두 사람. 제10층을 향한 그들의 대립은 언뜻 우리 속의 한사람인 듯 보입니다. 차마 추락하더라도 그 문을 여는 것이 나을까? 지금 이 자리를 어떻게든 지켜내는 것이 옳을까? 그들은 치열한 고뇌와 갈등 끝에 절망적 결말에 이르지만, 아이러니하게도 무대 위의 절망이 객석의 여러분에게는 희망이 되어 이 여름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뜨거운 위로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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